안체 마에브스키, 〈진화하는 페인팅〉, 2025, 애니메이션 영상, 약 10분.
협업: 부산대학교 한국화 전공 학생들, 남기수 교수(고생물학자, 공주교육대학교), 2025바다미술제 관객들.
❑ 작품 설명
안체 마에브스키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학자, 지역 공동체와 협업하여 ‘상상력의 힘’을 제시합니다.
〈진화하는 페인팅〉은 작가가 부산대학교 한국화 전공 학생들과 바다미술제 관람객이 함께 만드는 협업 프로젝트입니다. 마에브스키는 고생물학자 남기수 교수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지구에 가장 이른 시기에 등장한 생명체 중 부산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다섯 가지 해양 원시 생물을 선정했습니다. 이 다섯 종류의 고생물은 진화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던 고생대 에디아카라기와 선캄브리아기에 출현한 생명체들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10명의 미술학과 학생은 앞 사람이 그린 고생물 이미지를 바탕으로 동일한 원시 생명체를 반복하여 그립니다. 작가와 학생들의 협업으로 완성된 총 50여 점의 드로잉은 현재 화석을 통해 추측만 할 수 있는 고생물의 모습에 개인의 해석과 상상력이 더해진 결과물입니다. 이는 고생물의 변화를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으로 편집됩니다. 영상은 사소한 차이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생명체가 발생하는 진화의 과정을 반영합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작품에 대해 가지는 권위와 통제에서 벗어나,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공동체적 실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차이를 인정하는 협업을 통해 반복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으로 관람객을 초대합니다. 이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탄생하며, 작가는 이를 일종의 ‘진화’의 흐름으로 바라봅니다.
❑ 작가 소개
안체 마에브스키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연구자, 교육자로 회화, 영상, 글,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초학제적 실천을 전개합니다. 그녀의 작업은 인간, 사물, 그리고 인간을 넘어선 존재들 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환경, 식물, 인공물이 지식 체계와 서사의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봅니다. 마에브스키는 예술적 탐구와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을 결합해 착취와 지배에 기반한 세계관에 도전하고 보다 상호적인 존재 방식을 상상합니다. 작가의 연구는 지속 가능하고 상호 연결된 미래를 만드는 데 있어 ‘상상력의 힘’이 수행하는 역할을 전면에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