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 수파파린야, 〈달의 양면〉, 2021, 비디오 설치, 싱글채널 비디오, 5.1 사운드 시스템, 흑백, 31분 15초.
❑ 작품 설명
솜 수파파린야는 태국 치앙마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로, 영화와 설치, 실험 매체를 통해 풍경 속 숨겨진 권력 구조를 탐구합니다. 그의 출품작인 〈달의 양면〉은 태국 문 강을 따라 흐르는 이야기입니다. 국경을 지나 메콩강으로 이어지는 이 강은 오랫동안 사람과 자연, 공동체를 이어온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그러나 박문댐 건설 이후 강은 예전처럼 흐르지 못했고, 이 변화는 주변 사람들의 삶에 깊은 균열을 남겼습니다. 작가는 카메라로 그 변화를 조용히 따라갑니다. 이 영상은 해설 대신 정적과 기다림,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말보다 깊은 감각으로 다가갑니다. 달처럼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듯, 이 강도 흐르지 못하는 물과 끊긴 경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달의 양면〉은 단순히 환경 파괴를 고발하는 것을 넘어, 흐르지 못하는 강가에서 꿋꿋이 삶을 이어가는 이들의 저항과 회복을 담은 기록입니다. 이 작업이 자리한 다대포는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 서로 다른 흐름이 교차하는, 기억과 변화가 공존하는 경계입니다. 작품을 통해 지금 우리가 어떤 흐름 위에 서 있는지 함께 되새겨보시길 바랍니다.
❑ 작가 소개
솜 수파파린야는 치앙마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로 영화, 설치, 실험 매체를 넘나들며 장면 속에 은폐된 권력 구조를 추적합니다. 그녀의 프로젝트는 에너지원 개발, 군사 충돌, 탈식민 개발로 인해 남겨진 환경적·지정학적 상흔을 탐구합니다. 수파파린야는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작업을 통해 영화 자료, 아카이브 영상, 개인의 증언을 병치하며 간과된 저항의 생태계를 지도화 합니다. 시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시각 언어를 통해 동남아시아가 직면한 얽히고 설킨 역사에 대한 담론에 기여하며, 기억과 영토를 형성하는 시스템에 대한 인식을 환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