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돈, 〈알 그리고 등대〉, 2025, 철, 방울, 종, 거울, 프레넬 렌즈, 단청 채색, 380 × 170 × 170 cm.
❑ 작품 설명
김상돈은 사진,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한국 사회 속 조명되지 않은 현실을 탐구해온 작가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걷고 있는 이 풍경 속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김상돈의 작품 〈알 그리고 등대〉는 바람과 시간, 기억이 빚어낸 조각입니다. 이 작품은 낙동강 하구와 바다가 맞닿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전쟁과 산업화, 도시 재개발의 물결이 뒤엉킨 장소이자, 이주와 상실의 흔적이 스며든 땅입니다. 그 위에 작가는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형상을 세웠습니다. 알처럼, 등대처럼, 혹은 왕관처럼 보이는 이 조각은 철과 거울, 방울, 빛을 모아주는 볼록 렌즈로 만들어졌습니다. 빛과 바람에 반응하며 반짝이고 울리는 이 작품은 움직임과 함께 다층적인 소리의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작품은 그 자체로 감각적인 체험이자,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만남의 장이 됩니다. 잠시 멈춰 서서 작품 곁에 서 보세요. 잔잔히 울리는 소리, 흔들리는 구조, 그리고 빛의 떨림 속에서 지워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기억의 풍경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작가 소개
김상돈은 사진,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 사회의 과도기적 존재들과 간과된 현상들을 탐구합니다. 그의 작업은 전쟁의 기억, 급속한 도시 재개발, 한반도의 지속적인 분단 상황 등으로 형성된 전위라는 감정적 지형에 뿌리를 두며, 현대 한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저변의 흐름을 형상화합니다. 김상돈은 한국 무속신앙 전통을 바탕으로 유기물과 산업 재료를 질감 있는 층으로 조립하여 생존, 저항, 집단 기억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심리지리적 연구’라 부르며, 주류 담론에서 종종 배제되어 온 소외된 역사와 문화적 에너지가 지닌 상징적 무게를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