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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바다미술제, 학술프로그램을 돌아보며

SEA ART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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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1-03 10:53


 '유희적 예술'을 주제로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편견을 벗어나 예술의 유희적 속성에 집중한 2017바다미술제는 어느때보다 다층적인 학술프로그램을 선보여 문화계 안팎으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유희적 예술의 담론적 이해를 위하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심포지엄'에서부터 출품작가들과 관람객이 직접 만나 소통하는 '아티스트 토크', 'Ars Ludens'가 추구하는 참여형 전시와 관련하여 SNS를 통해 생중계되어 실시간으로 질의응답과 토론을 진행했던 '오픈세미나', 저명한 문화계 인사인 배우 이재용씨와 함께 진행한 '아고라 강연' 그리고 재학생들로 구성된 특별팀 멤버들이 현장에서 활동 중인 문화계 인사들과 짝을 이뤄 멘토링을 진행한 '매칭프로그램'까지, 총 5개의 프로그램이 6회에 걸쳐 진행되었는데요.



 2017바다미술제의 출품작가들부터 현장에서 활동중인 문화계 인사들, 미술학과 재학생들, 2017바다미술제를 찾는 관람객들까지 2017바다미술제의 학술프로그램을 찾은 다양한 사람들을 어우르며 학술프로그램을 알차고 유연하게 진행해주신 장원 학술디렉터 님과 함께 '유희적 예술'에 관한 담론의 장의 순간, 그리고 2017바다미술제와 함께한 소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2017바다미술제가 30일의 여정을 끝내고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하신 만큼 많은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요, 소회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년에 비해 인적 구성과 진행이 늦게 시작되어, 시간의 촉박함이 커다란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도태근 전시감독님께서 모든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에 직접 참여하시고, 또 이를 성취하기 위해 꾸준히 저와 의견을 나눠주시면서 힘을 보태주신 덕분에 처음의 걱정과는 달리 상당히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시팀에서 학술프로그램을 위해 파견돼서 해당 업무를 전담해준 이설희씨의 노력과 세심한 배려, 그리고 전문가적 열정이 아마도 가장 큰 힘이자 프로그램 성공의 열쇠였다고 생각합니다. (안 믿으시겠지만) 저는 고생이랄 것 없이 내내 즐겁게 일했습니다! 



Q. 2014부산비엔날레에도 학술프로그램매니저로 참여하셨었는데요, 아무래도 부산비엔날레와 바다미술제는 전시의 형식이나 내용, 두 측면에서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획하시는 측면에서 각 전시 별로 가장 주안점을 두신 지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비엔날레가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바다미술제는 오히려 지역의 특성을 강조하고 그에 맞는 작품들을 위주로 전시해왔습니다. 또한 그것이 바다미술제가 다시 재개된 명분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2014부산비엔날레에서는 전시 주제에서 파생된 다양한 담론들을 각 프로그램마다 개진해보는 기회를 마련했었고, 이번의 바다미술제는 보다 직접적으로 전시 주제 자체에 집중함으로써 전시와 이론이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특히 이번 바다미술제가 열렸던 다대포는 지하철이 연장 개통되어, ‘유희’라는 주제가 지역민들이나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 모두에게 지역적 특성을 알리고 참여와 체험을 통해 더욱 접근하기 쉽고 친근한 프로그램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학술심포지엄의 경우는 다대포와 가까운 동아대 부민캠퍼스에서 진행된 반면, 나머지의 프로그램들은 모두가 다대포 현장에 마련된 ‘아트빌리지’에서 진행되어 바닷가에서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이 그 자리에서 다양한 학술프로그램들에 참여하고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구성한 것입니다. 또한 이를 위해 각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분들도 해외의 전문가를 찾기보다는,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시는 미술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만으로 구성하여 부산 지역민들을 비롯한 국내 관객들에게 더 많은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Q. 이번 바다미술제의 주제인 <유희적 예술>을 발표하고 나서, 일각에서는 미학적으로 설득력이 약한 주제가 아닌가 하는 우려와, 실제로 현장에서 이 ‘유희’라는 감각적인 부분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되고 관람객에게 유희라는 반응을 이끌어 낼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었는지요.


 저로서는 왜 그런 우려를 가졌는지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입니다만, 근대에 이르러 미학이 학문의 분과로 형성된 이래 예술의 개념과 속성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많이 논의되어온 부분 중의 하나가 예술의 유희성입니다. 이것은 칸트 이래의 합목적성과 순수성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개념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입니다. 초창기의 미술사학자들 역시 예술의 발생설에서 ‘유희로서의 예술’을 노동 및 주술로서의 예술과 함께 가장 유력한 가설로 꼽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네덜란드의 문화학자 호이징하는 인간의 원초적 속성 중 하나를 ‘유희하는 인간(Homo Ludens)’이라고 규정했을 테지요. 전시의 주제는 바로 이 용어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유희는 단지 감각적이거나 장난스러운 것이 아니며, 그 개념은 무척이나 광범위합니다. 따라서 학술프로그램에서는 미학적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뒷받침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은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학술디렉터로서 제가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은, 전시의 주제를 학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집요하게 그 연관성을 추구하고자 했던 점입니다. 그동안 바다미술제에서 열렸던 학술프로그램들은 전시와 전혀 무관한 주제들만을 다루어, 일반 관객들은 커녕 전시 관계자나 작가들에게조차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든 학술프로그램이 전시의 개념을 뒷받침하고 부각시키는 연계성을 강화하도록 기획된 것입니다. 다만 작품이 선정되기 전에는 일각에서 전시가 어떻게 유희라는 주제를 부각시킬까 하는 점을 염려할 수는 있었겠지요.



Q. 이번 학술심포지엄에 대한 대내외적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유희적 예술’에 대한 다양한 시선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고뇌하신 흔적이 보였습니다. 연사들을 섭외하시는 과정, 기획의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일단 반응이 좋았다니 너무나 다행이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심포지엄은 5가지의 서로 다른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학술의 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이론적인 부분을 심층적으로 다루되, 가급적이면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과 유희의 관계를 논의해졸 분들을 섭외했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부산비엔날레나 바다미술제에서 학술프로그램의 참가자를 3배수 정도 접촉하고 수락 의사를 밝힌 분들부터 선정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심포지엄 발제자들은 제가 지난 6월에 학술디렉터로 선정되자마자 염두에 둔 분들을 개별적으로 먼저 연락하기 시작했고, 다행히도 대부분의 참석자들께서 흔쾌히 수락해주신 덕택에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매우 수준 높은 원고 작성과 발제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세웠던 기준들은 몇 가지의 다층적 요소가 동시에 적용되었는데,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 지역출신, 성별 등을 모두 함께 고려했습니다. 그에 따라 서울, 광주, 부산 등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다양한 지역성, 미학 및 미술사 등의 이론가들과 더불어 순수미술과 디자인, 그리고 미술교육 부문에서 유희성을 논의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 등이 실제로 골고루 안배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의 아쉬운 점은 부산 경남 지역 인사들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고, 여성 발제자가 한 분 뿐이었다는 것입니다. 참여 요청을 고사하신 분들은 모두가 주제에 적합하지 않은 연구분야라서 매우 조심스러워 하셨습니다만, 이 분들 중에서 상당수가 심포지엄에 직접 참여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더욱 뜻 깊고 유익한 학술행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심포지엄에 참가하신 청중들 못지 않게, 발제자들께서 서로의 발제에 깊은 감명과 자극을 받았다는 점이 이번 심포지엄의 성과를 대변해주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는 발제 이후에 가졌던 토론 시간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활발한 의견들을 제시해주신 발제자 분들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청중 동원에 있어서는 방송과 강연 등으로 전국 각지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시는 중에도 적극 참여해주신 진중권 교수님의 영향력이 매우 컸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발제자들의 저서를 현장 판매함으로써 심포지엄이 청중들에게 단발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고 더 깊은 관심의 기회를 제공한 것도 홍보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Q. 오픈 세미나의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을 만드는 과정들이 사실 기술적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접속자들이나 관람객들에게 전시를 이해하는 하나의 ‘재미있는(유희적인)’ 통로를 제공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바로 그것이 오픈세미나 기획 의도의 출발이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특징 중의 하나는, 그간 공모를 통해 학생들이 전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전시감독이 직접 선정한 학생들이 그룹을 통해 특별팀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에, 더 많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다미술제가 특별팀에게 전시 참여의 직접적 플랫폼이 되었다면, 인터넷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세미나는 더 많은 학생들에게 바다미술제를 알리는 동시에 이들 세대에게 익숙한 매체를 사용함으로써 재미와 유익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그램의 제목도 누구에게나, 그리고 온오프 모두에 열려 있는 <오픈세미나>라고 붙이게 되었습니다. 구성에 대해 고민하다가 첫 부분은 현장 리포트 형식으로, 나머지 부분은 오프라인 세미나가 온라인 세미나와 동시에 진행되도록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개별적인 홍보가 애초의 계획과는 많이 달라졌고 첫 시도인 만큼 많은 우려도 있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전국 각지에서 접속하고 참여해주셔서 활기차고 생생한 세미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오픈세미나>의 실현은 열악한 기자재의 환경 속에서도 홍보팀원들이 철저하게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진행해준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Q. 이번 2017바다미술제의 학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제로 또 현장에서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혹은 기획의도대로 잘 실현된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파트였던 학술심포지엄이었습니다. 기획 의도에 맞게 섭외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께서 너무도 열심히 준비해주셨고, 또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주신 자리였습니다. 따라서 심포지엄에 참석하신 관객들에게 여러 면에서 유익하고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아티스트토크는 극히 제한된 시간과 자연적 환경의 제약 속에서도 참여 작가분들께서 정말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해주셔서, 그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이 큰 만족과 배움을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단 한 차례의 강연이었지만, 이재용 배우의 아고라강연은 제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하면서 얻은 “신의 한 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재미와 유익 모두에서 최고의 성과였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처음의 기획 의도에 맞게 혹은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전시에서도 독특했던 특별팀의 참여 이유와 의미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획했던 매칭프로그램은, 특별팀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만큼 이뤄지지않아 제가 기획한 프로그램 중에 아쉬움이 남는 유일한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매칭프로그램을 위해 멀리서 내려와주신 멘토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새로 깨닫고 얻은 부분도 많아서 저로서는 오히려 유익한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Q. 이번 2017바다미술제를 준비하시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유희적 순간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매 순간 내내 저에게는 유희적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예상치 못했던 사건과 사고 역시 그 예측불가능성과 우발성 때문에 유희를 즐기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유희적 순간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묻어두겠습니다. 궁금하신 분들만 개별적으로 공개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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