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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8 파트 파일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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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8-08-20 20:12

작가수잔 필립스

<파트 파일 스코어>, 12채널 사운드 설치, 가변크기, 2014, 갤러리 이자벨라 보르톨로치, 작가 제공


수잔 필립스
파트 파일 스코어


이번 비엔날레에 전시되는 작품 〈파트 파일 스코어〉(2014)는 필립스의 2012년 작 〈현악기를 위한 연습곡〉에서 처음 다룬 무거운 주제를 다시 건드리고 있다. 먼저 2012년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체코 작곡가 파벨 하스가 나치의 프로파간다 영화를 위해 작곡했던 동명의 작품에서 일부분을 삭제한 채 재편성한 곡을 담고 있는데, 이는 이 곡을 만든 뒤 이내 아우슈비츠에서 살해당한 하스와 다른 음악가들의 죽음을 반영하고 있다. 〈파트 파일 스코어〉는 사운드 설치 작품으로, 작고한 독일 작곡가 한스 아이슬러가 지은 세 편의 곡을 해체시키고 다시 녹음한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다. 유대인 아버지를 둔 아이슬러는 1938년 독일에서 도망쳤지만 이내 미국에서는 공산주의 밀고자로 의심된다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필립스는 아이슬러의 자필이 담긴 기보를 비밀 해제된 FBI 문서와 겹쳐 놓은 대형 스크린 프린트 작품들을 함께 설치해 아이슬러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상기시키고, 가장 편집증적인 시대였다고 볼 수 있는 냉전 시기 동안 이 작곡가에게 가해졌던 지독한 감시 체계를 이 작품으로 실증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