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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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8-08-20 20:12
<통합하다>, 비디오 애니메이션, 43분 37초, 2005, 아드리안 파이퍼 리서치 아카이브 재단(베를린) 제공
아드리안 파이퍼
통합하다
파이퍼의 영상 작품 〈통합하다〉(2005)는 〈팩맨 3부작〉(2005–08) 중 1부로, 무음 상태에서 43분 37초간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된 격자무늬 배경 위에 흰색과 검은색 점들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점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초창기의 컴퓨터 게임, 분자나 단세포 생물에 관한 과학 일러스트 등이 연상되지만, 이내 이 애니메이션이 인간의 행동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직감하게 된다. 이는 마치 사람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장면을 위에서 내려다 보고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흰색 점들이 한 구석으로, 검은색 점들은 또 다른 구석으로 합쳐진다. 이순간 이 작품이 사회적 영역에서 사람들이 집단으로 구분되고 양극화되는 방식을 진지하게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영상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반(反)군중심리 해체는 군중에 관련하여 내가 겪었던 방대하고 실증적인 경험들을 도식화한다. 그 군중의 면면을 살펴보자면 백인 집단, 흑인 집단, 노인 집단, 남성 집단, 여성 집단, 이성 집단, 동성 집단, 민족 집단, 종교적 집단, 예술 집단, 철학 집단, 전문 집단, 사회적 집단, 제도적 집단, 아웃사이더 집단 등 수도 없다. 내가 지난 반세기 동안 겪은 무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