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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9-09-22 22:08
<움직이는 조각 공원>, 2019, 철, 바퀴, 잔디, 인공토, 조각품, 가변크기
움직이는 조각 공원
미술회관 속 산토끼가 탬버린을 치네
❑ 작가약력
미술회관 속 산토끼가 탬버린을 치네는 이번 2019바다미술제를 위해 ‘플랫폼 산토끼’의 박상호, ‘탬버린’의 이은영, ‘현대미술회관’의 정윤주 등의 설치미술가들이 모여 결성한 그룹이다. ‘플랫폼 산토끼’, ‘탬버린’, ‘현대미술회관’은 미술 작가들이 각자의 특성과 여건에 맞추어 구성한 소규모 단체들로, ‘디자인 고등어’, ‘바캉스’ 등과 더불어 2016년부터 유기적으로 필요와 목적에 따라 협업·연대하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드로잉 페스티벌 & 쪼물쪼물 마켓(Drawing Festival & Squeeze Market)》(2017), 《텅 빈 공간과 공작새 꼬리II(The Void Space and Peacock TailII)》(2018) 등의 전시, 기획 프로젝트들이 있다.
❑ 작가 및 작품소개
대표작가인 박상호는 다양한 시각 매체들을 본인만의 색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시각과 인식’의 문제에 천착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름없는 영화(Noname Film)>(2006~2007) 시리즈는 프랑스, 독일 등지에 실재하는 건물 피사체를 담은 사진에 영화 세트장과 같은 작가의 상상력이 그려진 회화를 더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대한 유의미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이은영은 고전적인 미술 매체와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현실을 가늠할 수 있는 흔적들을 배치해 우화적이고 은유적인 리얼리티를 추구한다. <검은 털 짐승에 관한 꿈(Dreaming of a Black Furred Animal)>(2015) 시리즈와 같이 과거의 어느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들이나 무의식(꿈)의 장면들을 시각적으로 풀어내, 상상력과 불가피한 간극들을 동시에 표출하는 작업들을 이어오고 있다. 정윤주는 대표작 <c/p 수집/보호 (c/p collect/protect)>(2015), <c/c 수집/은폐 (c/c collect/conceal)>(2017) 시리즈들과 같이 건설 현장이나 도로 위의 안전 표지물, 주택가의 시멘트 덩이, 창문 위나 처마 끝에 달린 차양 등과 같은 사물의 구조적인 형태, 역할과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물질적인 본질에 집중하여 작업하고 있다.
이번 2019바다미술제에 소개하는 <움직이는 조각공원(Moving Sculpture Garden)>(2019)은 작가들이 가진 야외 공간에 대한 소망을 비롯한 도심 속 유휴공간의 활용과 공간의 갈증 등을 기반으로 기획되었다. 도심 속에서 줄어가는 ‘쉼’의 공간을 늘리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된 이 작품은 이상원, 상환, 조시안, 오유경, 이정상(가상의 작가)의 개별 작품들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각 작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이상원의 <유니콘을 만드는 방법(How to Make Unicorns)>(2019)는 누군가의 주관적인 시선에 의해 일반화된 이야기들의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반성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며, 상환의 <12 data-mce-fragment="1">(2019)는 타인에 비해 좀 더 나은 삶, 좋은 환경 등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현대인들의 기준이 개인의 열등감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작가의 생각이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작품이다. 조시안은 <포박(Pobak)>(2019)에서 자신과 다른 다양성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타인의 시선을 담아내고자 하였으며, 오유경은 <바람의 탑(Pagoda of Baram)>(2019)에서 자연의 섭리와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현상들을 매번 새로운 조합으로 다양한 탑의 모양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정상의 <사진 촬영금지, 영상 촬영금지(No Photos, No Videos)>(2019)는 실제 촬영 가능한 공간임에 촬영할 수 없다는 표지판을 설치함으로써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