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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찰스 림 이 용

조회 2,138

관리자 2020-09-03 22:17

1973년 싱가포르 출생

현재 싱가포르 거주

찰스 림 이 용, 〈SEA STATE 8: 박식가〉, 2014,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64분 44초

Charles LIM Yi Yong, SEA STATE 8: Polymath, 2014, Single channel video, color, sound, 64min 44sec

콜럼버스 이후 서구는 팽창과 발견의 시대를 거쳐 제국주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후 바다는 식민주의 침략의 주요 경로이자 영토 팽창의 욕망을 실현하고 타국에 정치/경제적 영향력 행사를 하기 위한 개척의 대상이 되었다. 항로의 개척은 제국의 헤게모니 아래 근대화를 가속했고 이는 곧 신대륙으로의 영토 확장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근대성은 주어진 영토 안에서, 그리고 그 바깥으로 확장하며 실현, 강제되었다. 그렇게 바다는 더 이상 자연에 대한 경외를 재현하는 숭고함을 담지한 대상이 아니게 되었고,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어온 근대성의 폭력과 그 영토 팽창의 욕망이 투영된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미 알다시피 바다는 물리적, 지리적으로 국가의 경계를 이루거나, 또는 정신적이거나 가상의 차원에서 그 경계를 결정짓기도 한다. 과거 국가대표 요트선수의 이력을 가진 찰스 림 이 용의 바다 환경에 대한 시선은 여타의 작가들과는 다른 감각으로 분기한다. 그는 자기 경험에 근거하여 모국의 현재 진행형 개발 현실에 주목하고, 지정학적 이해관계 안에서 육지와 바다의 경계에 대해 질문한다.

찰스 림 이 용의 ‘SEA STATE’는 위와 같은 논쟁적 사안을 바다라는 초국가적 공간으로 수렴하고 오늘날의 딜레마와 거기에 대한 응답을 촉구한다. 이는 세계의 존재 방식을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일과 같다. 그렇게 그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방식으로 구조화된 세계 이면을 들추는 항로를 개척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노동과 자본 경제, 환경과 자원, 영토 주권과 국가주의적 관점을 가로지르며 해양을 무대로 일어난 복잡다기한 사건들과 삶의 양상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그는 오늘날 영토라는 이름으로 경영과 관리의 대상이 된 바다에 주목하고 그 영토의 경계면에 첨예하게 존재하는 사회, 문화, 정치, 경제적 맥락을 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