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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라야 라스잠리안숙

조회 2,478

관리자 2020-09-03 22:47

1957년 태국 트라드 출생

현재 치앙마이 거주

아라야 라스잠리안숙, 〈한 구의 여성 시체를 위한 이나우 낭독〉, 2001, 단채널 비디오, 5분 54

Araya RASDJARMREARNSOOK, Reading Inaow for one female corpse, 2001, Single channel video, 5min 54sec

아라야 라스잠리안숙은 대비되지만 서로 연결되는 영역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색하여 소통의 의미를 고찰해왔다. 그는 작품에서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 실재와 허구, 정상과 비정상, 제약과 본능 등 다양한 영역의 탐구를 통해 우리 주변의 의미에 대하여 명상적으로 재고해 볼 수 있는 연출을 한다. 또한 작가는 직접적인 메시지와 날카로운 비판의식으로 사회에 부재한 해석의 다층적 가능성을 발견하여 노출시키는데, 이것이 시대상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영상 작업에 천착하기 전인 1980-90년대에 라스잠리안숙은 음각 인쇄 및 조각 설치를 실험했다. 그의 초기 조각 작품 중 일부는 태국 사회에서 여성의 입장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의 작품은 광범위한 주제를 표방하지만 특히 규범적 사회 구조에서 소외되는 동물, 망자, 여성, 장애인 등에 중점을 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영화 및 비디오 기반의 작업으로 전환하면서 라스잠리안숙은 망자의 의식을 작업 세계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시체를 다루는 일련의 비디오 작품을 제작했는데 작가는 영안실에서 시체에게 의식을 치르는 자신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개념으로 〈A Walk〉(1996, 2003), 〈Reading for Corpses〉(2002), 〈Chant for Female Corpse〉(2001, 2002), 〈I'm Living〉(2003), ‘the Conversation’ 연작(2005), ‘더 클래스’ 연작(2005) 등의 작품을 제작했다.

〈더 클래스〉(2005)에서 라스잠리안숙은 시체 보관소 트레이 위에 하얀 시트로 싸여 줄지어 있는 여섯 구의 시신에게죽음을 가르친다. 이 작품은 다소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를 통해 관람자의 도덕적 감각과 관용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여 개인적인 상실과 삶/죽음의 보편적 의미를 재고하도록 했다. 내러티브 면에서 작품이 도발적임에도 불구하고 라스잠리안숙의 영상은 명상적이고 제의적인 성격으로 드러난다.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을 통해 작가는 의식적 측면에서 다른 영성과 인류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