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무노동자투쟁 (김해주)
조회 338
관리자 2022-12-15 14:28
김해주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
한국의 신발 산업은 한때 전 세계 신발 수출 시장의 2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였고 부산은 그 중심 도시였다. 1920년대 전국적으로 고무신 붐이 일며 고무신 제조 공장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이후 원료를 확보하기 쉬운 항구 도시라는 입지로 인해 1949년경 등록된 신발 공장만 70여 개에 이르렀다. 부산의 신발 산업 규모는 점차 성장하여 1990년에는 화승, 세화, 삼화, 국제를 비롯하여 1,000여 개의 신발 업체가 운영되었다. 높은 기술력을 갖추었으나 전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OEM)이 가진 구조적 문제와 신발 공장의 해외 투자 실패 등의 영향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는 연이은 도산, 부도, 파업과 임금 체불 문제를 겪었고 산업 규모도 크게 위축되었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열풍과 함께 전국의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생존권 투쟁이 전개되었고 부산 지역 제조업의 중심에 있던 고무 노동자들의 파업과 투쟁도 이어졌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의 수작업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저임금 고강도 노동, 임금 체불과 폭력, 어용노조 등 다수의 문제에 저항하던 부산의 신발 공장 노동자들은 1991년 부당한 노동 현실에 맞서 투신한 권미경의 죽음을 계기로 고무노동자협의회를 조직하고 근로조건 개선 요구 등 생존권을 위해 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