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낙동강 (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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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2-12-15 14:43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교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525.15킬로미터. 강원도 함백산에서 발원하여 경상도를 지나 부산광역시 서쪽에서 남해로 흘러 들어가는, 1300리를 훌쩍 넘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긴 강. 낙동강(洛東江). 가락(駕洛)의 동쪽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 강은 가야와 신라 천년의 애환이 서려 있고, 임진왜란, 한국전쟁, 근대화의 시간을 지나면서 민족의 희로애락이 흐르고 있다.
행정 지번으로 측정할 수 없는, 수천 년의 낙동강은 그저 저기 흐르는 자연이 아니다. 역사의 변방, 변방의 사람들이 모여 삶-터를 이루었던 곳이다. 그러나 변방의 말은 언어가 되지 못하고 터의 무늬들은 지워져 갔다. 강이 기억하는 모래 우는 소리들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하얗게 빛나는 물줄기로 되살아나거나, 하여 차마 ‘묵묵할 수 없었던’ 문학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걷어 올린 강가 사람들의 언어는 생존과 자유의 바다를 꿈꾸고 있었다.
“길이길이 흐르는 물은 이곳에 이르러 곁가지 강물을 한 몸에 뭉쳐서 바다로 향하여 나간다. 강을 따라 바둑판 같은 들이 바다를 향하여 아득하게 열려 있고 그 넓은 들 품 안에는 무덤 무덤 마을이 여기저기 안겨 있다. 이 강과 이 들과 저기에 사는 인간-강은 길이길이 흘렀으며 인간도 길이길이 살아왔다.”(조명희 「낙동강」)
번번이 그 물길들은 강제적으로 막히고 경로가 변경되고, 아픈 녹조로 저항하기도 하지만,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우리네의 질곡진 삶의 풍경은 때로는 ‘묵묵히 곪은 어깨’를 드러내기도 하고. 때로는 그 상처를 어루만지는 바람의 얼굴로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치열한 생존의 맨주먹으로 불끈 일어서기도 하면서 면면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