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회 14,620
관리자 2013-03-25 11:38
붉은 장미 위의 캔디
처음 등장부터 3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중년층에게는 향수를, 더 어린 세대에게는 고전으로 읽혀지는 캔디라는 만화는 여성들의 욕망의 판타지이자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든 허구이자 드라마이다. 또한 여성들의 이상형의 대명사가 된 테리우스는 대개의 남성들이 여 성적으로 형상화된 시각적 이미지에 거부감을 느낄 정도로 순정만화의 전형적인 외모를 지녔다. 강한 남성성과 권력의 상징인 근육이 제거된 호리호리한 몸매와 큰 눈망울, 지극히 남 성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보이는 모습은 여성적이다.
과거에는 여성에 대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한국사회 속에서 여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남성의 모습을 시각화하는 것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중문화는 좀 더 과감해지고 수없이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며, 이와 동시에 그동안 억눌려온 에로티시즘이 부활했다. 청순한 얼굴에 몸매는 육감적이라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 ‘청순글래머’도 이런 풍조의 하나이다. 손현수의 작품 <캔디>는 자립심 강하고 명랑한 캔디의 성격과 같이 주체성을 내세우며 동시에 여성성을 부각하는 섹시함을 잃지 않으려는 현대 여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꽃미남이 되기 위해 외모를 가꾸면서도 남성성을 유지하기 위해 복근을 만드는 현대의 남성들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