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632
관리자 2013-03-25 13:58
부산 봄보라
자연계에서 풍부하고 조화롭게 존재하는 동시적 형태와 대칭에 대한 깊은 애정을 영감으로 제작된 ‘부산 봄보라 2011’는 유칼립투스 나뭇가지로 속도감이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곡선을 만들어 파도 물마루의 움직임을 담아낸다. 본 작품은 서로 크게 다른 자연 재료들이 지닌 유사한 디자인 역학을 보여준다. ‘황금비율’로 제작된 이 작품은 양감의 분포와 속도감이 느껴지는 무수한 활 모양의 방향성을 통해 움직임과 관성까지도 표현한다.
본 작품의 의도는 자연을 하나의 자원 또는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쓰레기장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다와 숲의 영광, 다양한 종의 상호의존성을 기리려는 것이다. ‘부산 봄보라 2011’는 정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실물 크기의 파도 물매를 역동적으로 묘사해, 실제로 이렇게 거대한 파도를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투쟁 아니면 도주’라는 흥분을 생생히 안겨 준다. 서퍼이기도 한 작가는 바다에는 이러한 힘과 규모를 지닌 태생적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본 작품은 이러한 위험을 이해하면서도 본능적인 생존 반응을 공유하고 자극하려 노력한다. 동시에 이는 인류가 바다를 떠나 진화의 과정을 겪었음을 미묘하게 상기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