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네비게이션

아카이브

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2 장세진 (사라 반 데어 헤이드)

조회 4,675

관리자 2022-12-16 12:00

작가장세진 (사라 반 데어 헤이드)

〈사개월 사백만 광년〉, 2020, 샤머니즘적 영상 설치, 텍스타일과 종이 배너, 수채화 드로잉, 가변크기, 35분. Mu.ZEE—Flemish Community 제공. 

  

사개월 사백만 광년 시공을 관통하는 샤머니즘적 치유의 여정이다.  작품은 초국가적, 초인종적 입양(산업) 이면에 존재하는 식민 지배의 서사를 네덜란드와 한국의 역사적 관계에 주목하며 다룬다. 영상에 등장하는 네덜란드인 니콜라스 비첸의 판화 퉁구스에서  샤먼 혹은 악마의 사제 Een Schaman ofte Duyvel-Priester〉(1692) 시간을 거스르는  영적 여행에서 중추 역할을 수행한다.  판화는 샤먼에 대한 서구의 최초 묘사로 백인 유럽인들이 아시아인을 미성숙하게 그려  인종차별적 묘사와 선교사에 의해 행해진 무속 문화에 대한 폭력적인 억압의 시작을 나타내기도 한다.

작품은 동시대 네덜란드 사회와 3,418명의 네덜란드 군인들이 참여했던 비극적인 한국 전쟁(1950-1953)으로부터 아시아인에 대한 초기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의 묘사로까지 시간 여행을 떠난다. 네덜란드에서만  4 명이 아동 인신매매와 위조 서류를 통해 3세계 국가들에서 입양되었다. 제목의 사개월 법적으로 입양이 허용되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 최소 사개월을 한국 고아원에 머물도록 하는 법을 가리킨다. 이는 초인종적 입양 산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입양 산업은 한국 전쟁 이후 번창하기 시작했으며, 오늘날에도 300 전과 같은 식민지 시대의 이미지를 유지하며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천과 종이로  배너와 드로잉들이 영상과 함께 전시되며, 무속시, 노래, 환영은 조상들의 지지를 호소한다. 사개월 사백만 광년 어머니, 아버지, 가족, 조상, , 문화, 정신과 단절된 이들을 향해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 한국 전쟁 (19501953) 끝나고, 이십만 명에서 삼십만 명에 이르는 한국 아이들이 초국적, 초인종적 입양을 위해 서구와 북반구의 기독교 국가들에 매매되거나 밀거래되었다. 70년대와 80년대의 부산은 지역 정치인, 공무원, 병원, 산부인과, 그리고 서구 기독교 입양 기관들과 협력하는 아동 밀거래 네트워크의 중심이었다. 아이들은 거리와 시장, 산부인과와 병원 등에서 납치되었고,서류상으로 고아가 되어 입양 대리 기관에 판매되었다. 지금도 한국 어린이들은 해외로 입양 보내지고 있다.

** 2021 2 8, 네덜란드 정부는 제도적 악용과 인신매매, 위조 등의 문제를 수반하는 국제 입양의 전면 중단을 결정하였다. 정부는 과거에 입양되었던 사람들에게 사과를 표했다.

 
장세진 (사라  데어 헤이드)

1977 한국 부산 출생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주

한국계 네덜란드인 장세진(사라  데어 헤이드) 젠더, 인종, 국가주의  우리의 사고와 질서를 구축하는 서사의 기저를 이루는 체계를 드러내고, 이에 개입하여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의문을 제기한다. Four Months, Four Million Light Years》(아르고스 센터  오디오비주얼 아트, 브뤼셀, 2021; 스톡홀롬 현대미술관, 스톡홀롬, 2022), The Mother Mountain Institute》(카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위트레흐트, 2021) 등의 개인전을 선보였으며, 11 베를린 비엔날레(2020), 5 다카 아트 서밋(다카, 2020), 1 아시아 비엔날레/5 광저우 트리엔날레(2015) 등에 참여하며 서구 제국주의와 식민주의가 역사적으로 끼친 영향과 오늘날의 정치사회적 구조와 일상  이데올로기의 존속을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반성적 인식을 촉구하는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은 가족과 조상, 고향의 땅과 문화, 정신과 단절된 이들을 향해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아픔을 영적으로 치유하고 위로하려는 행위와도 같으며, 영상, 설치, 텍스트, 퍼포먼스, 회화  장르를 아우르며 시적이고 연극적인 모양새로 비춰진다.